[기자회견문]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함께 소방의 새로운 미래를 열자! 우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공복이자 본래부터 노동자였다. 허나 소방공무원이라는 단일한 이름을 찾는데 43년, 노동자로 우뚝 서는데 73년이라는 멀고 험한 길을 걸어왔다. 지난 날, 헌법에 명시된 노동자의 정당한 지위와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 소방공무원노동자는 소방의 미래를 개척하고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어떤 자주적 단결도, 외침도 가로막혔다. 이제 '소방'의 미래를 향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전진이 목전에 있다. 7월 6일, 6만 소방공무원은 우리의 깃발을 움켜쥐고 당당하게 '노동자'라고 세상을 향해 외치고 뚜벅뚜벅 나아갈 것이다. 소방공무원이 기나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 동트는 여명을 맞이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시련과 인고의 세월이었다. "일한만큼 받고 싶다”며 미지급된 초과근무수당을 돌려받는데도 숱한 회유와 탄압이 뒤따랐다. 불공정 인사와 승진, 일과표 강제와 살인적인 근무체계, 인력부족과 노후한 장비, 열악한 처우에도 우리에게 강요된 것은 오직 복종과 헌신뿐이었다. 어디 그뿐인가? 해마다 수많은 동료들이 공무 중에 목숨을 잃고, 다치거나 외상후스트레스로 쓰러져도 순직이나 공상을 인정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소방공무원의 평균수명이 국민 평균수명 82세에 한참 못 미치는 69세에 불과하다는 것이 우리의 엄혹한 현실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게다가 국민을 구호하는 과정에서 막말과 폭행, 성희롱 등 온갖 수모를 겪어도 응당 감수해야 할 일인 양 인내를 강요당해, 소방공무원의 인격은 철저히 무시되었고 자존감은 바닥에 떨어졌다. 지난해 4월, 국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모든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신분이 일원화되었다고는 하나, 근무환경 개선 등 변화를 실감할 수 없으며 아직도 가야할 길은 멀고 험하다. 소방업무는 여전히 지방사무로 규정되어 있고 재정과 인사권이 없어 현장에서는‘무늬만 국가직’이라는 쓴 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노동조합 세울 것인가?” "노동자의 힘은 단결과 연대에서 나오고, 소방노동자만의 힘으로 소방의 미래와 운명을 개척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을 때 선택은 간단하고 명료했다. 이에 준비위원으로 참여하는 전국 12개 광역시도, 81개 소방서에 소속된 600명의 소방노동자는 오늘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깃발 앞에 섰다. '정권의 시녀가 아닌 국민의 공무원이 되겠다'며 출범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대정부교섭 대표노조이자 입법·사법·행정·교육기관을 망라한 전국최대 공무원노동조합으로서 최강의 교섭력과 최고의 조직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정권의 온갖 회유와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110만 공무원노동자의 지위 향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맞서 싸우고, 희생된 조합원을 끝까지 책임지는 자랑스러운 민주노조이며, 오래전부터 소방공무원의 처우개선을 위한 투쟁에 지속적인 지원과 연대와 협력을 아끼지 않은 믿음직한 동지다. 이것이 우리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을 선택한 분명한 이유다. 불과 이틀 전, 우리는 또 한 명의 동료를 안타깝게 잃고 말았다. 경기도 용인소방서에 근무하는 30대의 젊은 동료가 화재현장으로 출동 중 불의의 사고로 채 피지도 못하고 지고 말았다. 비통한 심정으로 고인을 추모하며 무거운 책임감으로 새롭게 결의를 다진다. 오늘 우리는, 다가오는 7월 6일 소방본부 출범에 전국의 6만 소방동지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현장과 다양하게 소통하고 조직해 나갈 것이며, 반드시 소방공무원의 온전한 국가직 전환과 우리의 일터를 안전하고 존중받는 일터로 만들어 나갈 것을 이 자리에서 엄숙히 선언한다. 2021년 5월 11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준비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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