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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정부세종청사 인사혁신처에서 김승호 인사처장과 석현정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위원장, 이해준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 위원장이 만났다.
이날 만남의 핵심 주제는 △공무원 초과근무수당 단가 인상과 △연금을 못 받고 있는 퇴직 공무원의 재채용 문제였다.
그동안 공무원 노동계가 줄기차게 요구하고, 정부도 공감했지만, 해법을 찾지 못한 사안들이다.
두 노조위원장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초과근무수당 인상과 소득공백 퇴직자 재채용 약속 이행을 요구했다.
초과근무수당 인상은 2020년 공무원보수위원회에서 약속한 것이지만, 기획재정부 반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는 사안이다.
퇴직자 재채용 역시 2023년 단체협약을 위한 정부교섭 추진협의회에서 제도 신설 등을 약속한 바 있다.
노조 등에 따르면 김승호 처장은 이날 “초과근무수당 단가 인상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퇴직자 재채용에 대해서는 정책협의체에서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보기에 따라서는 모두 얻은 것처럼 볼 수도 있지만, 얻은 것이 없다고 볼 여지도 없지 않다.
다만, 공무원 노동계는 초과근무수당에 대해서는 소득으로 보는 분위기가 읽힌다.
초과근무수당 단가 인상은 예산이 따르는 문제여서 인사처장이 독단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닌데 인상을 약속한 것은 정부 내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사전에 관련부처와 어느 정도 논의가 이뤄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퇴직자 재채용도 정부로서는 마냥 모른 척할 수 없는 사안이다.
노동계에 따르면 2022년 첫해 1691명이 퇴직하고도 연금을 못 받았다. 이어 2023년 1888명, 올해는 그 수가 2384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퇴직하고 세상에 나왔지만, 연금을 못 받는 소득공백에 처한 것이다.
이들은 첫해는 그래도 퇴직수당 등을 받아 어느 정도 견디지만, 이듬해부터는 연금소득이 없어서 경조사비도 낼 수 없을 만큼 쪼들린다고 한다.
김 처장은 이날 이 문제에 대해 재채용을 전제로 협의체에서 논의하자는 선에서 마무리를 했다.
하지만, 재채용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항구적인 대책은 아니다. 갈수록 늘어나는 퇴직자를 기간제 공무원으로 재채용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퇴직 즉시 연금을 지급하되 70세 이후에 연금을 깎는 안이 연초 논의됐지만, 이날은 이 문제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다.
노동계나 인사처로서도 일단 최우선 순위인 재채용 문제라도 해결하자는 데 생각을 같이했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 조기지급 문제는 법을 바꿔야 하는 데다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전제돼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물론 연금조기지급안이 완전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니다. 다만, 다른 연금개혁과 큰 틀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할 사안이어서 재채용 문제가 해결된 뒤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노동계의 한 간부는 “김승호 인사처장과의 만남이 원론적인 얘기가 오간 측면이 있지만, 초과근무수당 단가 인상 약속 등 큰 틀은 잡았다는 점에서는 소득 중에 하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문제는 약속의 이행이다. 초과근무수당도 정부 내부에서 논의가 이뤄졌다지만, 실제 인상폭을 두고는 기재부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아예 “나는 모른다”고 표변할 수도 있다.
재채용 문제도 당초 인사처는 긍정적이었지만, 다른 부처나 용산에서는 제동을 걸었다는 얘기도 나돈다. 그런 면에서 보면 공노총과 공무원노조가 30일 입장문을 통해 “이제 협상테이블에서 투쟁을 전개해 나간다”고 한 것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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