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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9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 운영위원인 류기정 경총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 운영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내년도 공무원 봉급 인상 문제를 다룰 공무원보수위원회가 지난달 26일 시작된 이후 세 차례 소위원회를 열었지만, 별다른 진척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10일 정부와 공무원노동계 등에 따르면 공무원보수위는 지난 9일 오후 3차 소위원회를 개최하고, 봉급 인상 문제를 논의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정부 측 위원들은 정부안은 제시하지 않은 채 공무원 노동계가 제시한 월 31만 3000원 정액인상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만 제시했다.
정부 측 위원들은 “(정액인상을 할 경우)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게 아니고, 특정 구간에서는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반발도 있을 수 있다”며 난색을 표명했다.
정부의 이런 입장은 지난해와 달라진 게 거의 없다. 정부 측 위원들은 지난해에도 불이익을 보는 구간대 공무원들의 반발 등을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이날 회의는 정액인상에 대한 얘기만 주고받다가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
이를 두고 공무원 노동계에서는 “정부가 내년 최저임금 결정을 본 뒤 공무원 봉급 인상폭을 논의하려 하는 것 같다. 시간끌기로 여겨진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지난해처럼 최저임금 인상률을 본 뒤 공무원 보수 인상폭도 키 맞추기를 하겠다는 심산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공무원보수위에서 정부 측은 2.9~4.2% 3차 수정안을 냈다가 7월 19일 2024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2.5%로 결정되자 돌연 회의를 연기한 뒤 25일 열린 회의에서 ‘5급 이상 2.3%, 6급 이하 3.1% 인상안’을 표결로 통과시켰다.
자신들이 제시한 안조차 무시하고 최저임금과 비슷한 선에서 인상폭을 공익위원들의 도움을 받아 표결로 통과시킨 것이다.
이후 기획재정부는 8월 29일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공무원 보수 총액기준 최저임금 인상폭과 같은 2.5% 인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측으로서는 지난해 경험상 최저임금이 결정되기 전에 정부안을 제시했다가 최저임금 인상률이 정부의 공무원 보수 인상안보다 낮게 나오는 난감한 상황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무원 노동계는 공무원 보수 인상을 최저임금과 연계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공무원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10% 이상 오를 때 공무원 보수는 2% 안팎 오르는 데 그쳤다”면서 “이제 와서 최저임금과 공무원 보수 인상을 연동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변했다.
실제로 지난 2018년과 2019년 최저임금은 각각 16.4%와 10.9% 올랐다. 반면, 공무원 보수는 2.6%와 1.8% 오르는 데 그쳤다. 2023년에도 최저임금은 5.0% 올랐지만, 공무원 봉급은 1.7% 올랐다. 최저임금과 무관하게 임금이 결정된 것이다.
공무원보수위 4차 회의는 오는 12일 열린다.
공무원 노동계는 “노동계 안에 딴죽만 걸 것이 아니라 정부도 안을 내놓아야 한다”면서 4차 소위에서는 정부안을 반드시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무원 보수위 안팎에서는 “일단 정부안이 나와야 정액인상이든 정률인상이든 논의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며 정부 측의 성의 있는 협상 자세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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