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은 13일 오후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3 비상계엄 사태로 국민의 인권이 침해되는 중대한 상황에서 한 달여 동안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던 인권위가 오히려 내란 주범들을 두둔하는 권고를 결정하려 하고 있다"며 안창호 위원장과 일부 위원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문정호 전공노 인권위 지부장은 "5명의 위원이 안건을 제출한 10일 소중한 동료 한 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이러한 안건이 제출된 것에 참담함을 느끼며 부끄러움과 분노를 견디기 어렵다'고 사유를 밝혔다"고 말했다.
인권위에서 인권 전문상담사로 재직 중인 김찬영 씨는 "지난주 인권위원 5인에 의해 '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 극복 대책에 대한 전원위 상정 건' 보도 이후 인권위 존립의 이유에 대해 항의하는 시민들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며 "인권위에 와서 민원인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 이렇게까지 고통스럽고 부끄러운 때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비단 상담사뿐 아니라 인권침해 피해자들을 만나 상담하고 조사하고 그들의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바쁘게 일하는 직원 등 모든 위원회의 구성원들이 앞으로 어떻게 인권위의 이름을 걸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겠냐"며 "안 위원장은 즉시 전원위 상정 안건을 폐기하고 지금의 사태가 발생한 것에 책임 있는 사과를 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안건(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 극복 대책에 대한 전원위 상정의 건)의 내용은 한마디로 윤석열 변호인의 변론을 복사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안 위원장과 5인의 위원들은 차라리 윤석열 변호인으로 자리를 옮기라"고 규탄했다.
인권위는 이날 3시 전원위를 개최하고 △국회의장은 국무총리 한덕수에 대한 탄핵소추를 철회해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도록 할 것 △헌법재판소장은 국무총리 한덕수에 대한 탄핵 심판 사건을 다른 탄핵 심판 사건들에 앞서 신속하게 심리하고 결정할 것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탄핵 심판 사건에서 피청구인의 방어권을 철저히 보장할 것 등 안건을 상정해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이날 오전 시민단체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등은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계엄 포고령은 인권과 민주주의의 기본인 정치활동, 집회, 출판, 언론의 자유를 박탈하고 영장 없는 체포와 '처단'을 예고하며 온 시민의 인권을 침해했다"며 "반인권적인 비상계엄에 동조하는 안건"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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