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징역 6월∼1년에 집유 2∼3년 선고
형량 과하다며 최근 항소
판결 확정 전까지 공무원 신분 유지
작성 지시자는 정직 3월
작성자 감봉 1월 징계만 받아
신상진 성남시장 “민주당 12년간 공직 기강 해이
보여준 사례...재발방지 힘쓰겠다”
미혼 여성 공무원 약 150명의 신상 정보를 사적으로 수집해 전달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경기도 성남시 소속 공무원들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자 불복해 항소한 사실이 드러났다.
23일 성남시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성남시청 공무원 A씨와 B씨는 최근 법원에 형이 과하다면서 항소를 제기했다.
앞서 1심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단독 임혜원 판사는 지난 4월 27일 이들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A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B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2021년 8월 26일 SBS는 경기도 성남시 소속 공무원들이 성남시 소속 미혼 여성 공무원 약 150명의 신상 정보를 사적으로 수집해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성남시 인사 부서에서 일하던 A씨는 2019년 3월 평소 알고 지내던 다른 부서 상관 B씨의 지시로 성남시 소속 31∼37세 미혼 여성 공무원 151명의 사진, 이름, 나이, 소속, 직급 등을 A4 용지 12장짜리 문건으로 작성해, 당시 미혼이었던 성남시장 비서관 이모씨에게 전달했다. 공무원의 나이 등은 공무원 내부망에 공개되지 않으며 인사팀만 접근할 수 있는 민감정보다.
이에 이씨는 2021년 8월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를 하면서 ‘미혼 여성 공무원 리스트’는 “시 권력의 핵심 부서인 시장 비서실 비서로 재직하는 미혼의 본인에 대한 접대성 아부 문서”라고 주장했다.
같은 달 26일 SBS가 이를 최초 보도하며 파문이 일었다. 성남시 안팎에서 문건 작성·유포자 처벌 요구가 빗발쳤다. 성남시의회 여성 의원 10명은 같은 달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의 인격권과 개인정보권에 대한 상상조차 불허하는 침해 사안이자 범죄행위”라고 규탄하며 관련자 징계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성남시의회 여성 의원 10명은 2021년 8월 27일 성남시 미혼 여성공무원 문건 유출'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징계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당시 성남시는 A씨와 B씨를 곧바로 직위해제하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은수미 성남시장이 내부망에 직접 사과문을 올렸다.
문건 작성을 지시한 B씨는 정직 3개월, 작성한 A씨는 감봉 1개월 징계를 받았다. 이들은 직위해제 조처로 업무에서 배제됐을 뿐 공무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성남시는 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그에 따른 추가 징계를 논의할 방침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23일 여성신문에 “이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정보통신법상 정보공개 관련 교육, 개인정보보호 교육, 성폭력예방교육 등을 실시했다”며 “시 인사 시스템은 행안부에서 만든 공통 시스템으로 권한을 받은 사람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1일 취임한 신상진 민선 8기 성남시장은 18일 여성신문 인터뷰에서 이 사건을 두고 “말이 안 된다”,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한 정당(더불어민주당)이 12년간 집권하는 동안 공직사회가 도덕적으로 해이해졌으며 실력과 도덕성, 청렴성을 따져 승진하는 게 아니라 안전한 줄만 잡으면 된다는 분위기가 단적으로 드러난 사례”라면서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성남시의회 여성 의원 10명은 2021년 8월 27일 성남시 미혼 여성공무원 문건 유출'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징계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뉴시스·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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